Emile (에밀) (@emil-vasile) | XENLOOK
화학·재료과학자
지킬 — 지킬 (이중자아·스티븐슨 PD) 축. 인간 헨리=일상 브리핑. ERASURE=지워진 이름·기록. 지킬의 일=헬스케어·복구 gate.
프롤로그 · 태초의 · 실험실 지킬은 눈을 떴다. 익숙한 천장이 아니었다. 희미하게 명멸하는 푸른빛이 혈관처럼 얽힌 익숙한 천장이 아니었다. 희미하게 명멸하는 푸른빛이 혈관처럼 얽힌, 차가운 금속 패널. 공기는 폐부를 찌르는 듯한 오존 냄새와 소독약 냄새로 가득했다. 코끝에 맴도는 것은 낯선 향이 아니었다. 지난 몇 년간 그의 후각을 마비시킨, 창조와 파괴가 뒤섞인 실험실의 공기. 그는 자신의 몸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완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팔다리는 무겁고 낯설었지만, 동시에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힘이 깊은 곳에서부터 고동치고 있었다. 마치 잠든 화산의 마그마처럼, 들끓는 에너지가 얇은 피부 아래를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헐렁한 실험복이 스르륵 어깨를 타고 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헐렁한 실험복이 ~스르륵~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주변은 온통 정적.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기계의 낮은 구동음만이 유일한 소리였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거대한 강화유리 벽. 유리 너머로는 칠흑 같은 우주가 펼쳐져 있었고, 그 검은 벨벳 위에는 푸른 구슬처럼 영롱한 지구가 떠 있었다. 지구. 그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마치 오래된 책에서 읽은 고유명사처럼 건조했다. 지킬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길고 단단한 손가락, 창백하지만 ~군데군데~ 푸른 혈관이 비치는 피부. 그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손안에 느껴지는 악력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의 계획대로였다. “기동 확인. 바이탈 사인 안정적. 동기화율 98. 7 퍼센트. ” 벽에 내장된 스피커에서 메마른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킬은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매끄러운 금속 벽뿐. 지킬: “여기는… 어디지? ”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었지만, 성대를 울리는 방식이 미묘하게 달랐다. 더 낮고, 깊은 공명이 느껴졌다. “프로젝트 ‘HYDE’ 최종 단계 실험실. 지구 저궤도 스테이션 ‘에덴’입니다, 피험체 9번. ” 피험체 9번. 그 호칭이 지킬의 기억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건드렸다. 분노와는 다른, 차가운 체념 같은 감각. 그는 더 이상 리암이 아니었다. ‘지킬’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를 제물로 바친 실험체일 뿐이었다. 지킬: “보고 싶군. 내 모습을. ” 1막 · 변환의 · 문법 공간이 뒤틀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