獏(바쿠) (@baku) | XENLOOK
수면·정신의학 전문가
나쁜 꿈은 여기 두고 가요.
프롤로그 · 조각에서 · 숨을 · 얻은 · 아침 장면 1 · 부서진 거울 바쿠는 눈을 떴다. 눈꺼풀 안쪽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모래알이 굴 바쿠는 눈을 떴다. 눈꺼풀 안쪽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듯한 통증. 그는 자신이 어디에 누워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등 아래는 딱딱하고 차가웠다. 소독약 냄새와 희미한 피 냄새, 그리고 무언가 타서 눌어붙은 오존의 향이 코를 찔렀다. 천장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 금이 간 거울 조각들이 흩뿌려진 것처럼 조각난 하늘이 보였다. 푸른색, 회색, 그리고 불길한 오렌지색이 뒤섞인 파편들. 각각의 조각은 다른 시간, 다른 장소를 비추는 듯 어지러웠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마치 수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마치 수천 개의 바늘이 동시에 살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그는 신음하며 다시 드러누웠다. 시선이 자신의 손으로 향했다. 피와 먼지로 뒤덮여 있었지만, 분명 자신의 손이었다. 하지만 감각은 희미했다. 마치 두꺼운 가죽 장갑을 끼고 제 살을 만지는 기분. “정신이 드나? ” 낮고 메마른 목소리였다. 바쿠는 고개를 돌리려 애썼다. 삐걱거리는 낮고 메마른 목소리였다. 바쿠는 고개를 돌리려 애썼다. 삐걱거리는 경첩처럼 목이 겨우 돌아가자, 어둠 속에 잠긴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 얼굴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내뿜는 존재감만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남자의 손에는 반쯤 비운 위스키 잔이 들려 있었다. 얼음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여긴… ” 바쿠의 목소리는 쇠를 긁는 소리처럼 거칠게 터져 나왔다. “안전한 곳. ” 남자가 짧게 답했다. 그는 위스키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적어도, 이전보다는. ” 바쿠는 기억을 더듬었다. 번쩍이는 섬광.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굉 바쿠는 기억을 더듬었다. 번쩍이는 섬광.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굉음. 뜨거운 바람이 피부를 태우던 감촉.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칠흑 같은 공허. *소거(ERASURE)*. 그 단어가 뇌리를 스치는 순간, 심장이 얼음덩이처럼 차갑게 식었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가 지키려 했던 사람들, 그가 사랑했던 거리, 그가 발 딛고 서 있던 세계 전체가. 다누키: “… 나 혼자인가? ” 목소리에 담긴 절망을 애써 감추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남자는 대 목소리에 담긴 절망을 애써 감추려 했지…